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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

목표

이 개인적 선호들 $P = \{ \succ_1, \succ_2, \ldots, \succ_N\}$을 종합하여 '사회적' 선호를 만드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위에서와 비슷하게 이 사회적 선호는 완전(complete)해서 임의의 두 정책 $a$와 $b$에 대해

개인적 선호들을 사회적 선호로 옮겨주는 함수를 '사회 후생함수(social welfare function)'이라고 부르자. 이 함수의 공역은 보편적이어서 (universal domain) 어떤 $P$에 대해서도 그에 해당하는 사회적 선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사회 후생함수가 만족했으면 하는 몇 가지 성질이 있는데,

  1. 추이성: 임의의 세 정책 $a$, $b$, 그리고 $c$에 대해 만일 $a \succsim b$이고 $b \succsim c$이면 $a \succsim c$이어야 한다.
  2. 만장일치성: 만일 모두가 $a \succ_i b$라면 그 결과로 사회적 선호 역시 $a \succ b$라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
  3. 비관련 대안의 독립성(IIA, independence of irrelevant alternatives): 만일 어떤 $P$를 종합한 결과 $a \succsim b$라는 결론이 얻어졌다고 하자. 한 개인을 골라서 $a$와 $b$ 사이의 선호도는 건드리지 않은 채 다른 부분의 선호를 바꿀 경우 (예를 들어 $c \succ_1 a$를 $a \succ_1 c$로), 사회적 선호에서 $a \succsim b$라는 부분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불가능성 정리의 내용

사회 후생함수가 추이성과 만장일치성, 그리고 IIA를 만족하면, 사회적 선호와 정확히 일치하는 선호를 가지는 개인(=독재자)이 존재한다. 이 내용은 아래의 세 단계를 거쳐 증명할 수 있다.

단계 1. 극단성

추이성과 만장일치성, 그리고 IIA가 만족된다고 가정 하에서, 독재자가 존재함을 보는 중간 과정으로서 다음의 내용을 확인하고 가자: 즉 특정 정책 $b$가 어떤 사람의 선호에서는 최고이고 다른 어떤 사람의 선호에서는 최악이며 중간은 없다고 하자. 그러면 이들을 종합한 사회적 선호에서도 $b$는 최고이거나 최악이거나 둘 중의 하나만이 가능하다.

이 내용이 거짓이라고 가정하자. 즉 $b$가 어떤 개인들에게는 최고이고 나머지 개인들에게는 최악이지만, 결과물로서의 사회적 선호를 보면 어떤 정책들 $a$와 $c$가 존재해서 $a \succsim b \succsim c$의 관계를 보게 된다고 가정하자. 이제 개인들의 선호를 조금 고쳐볼 것이다.

어떤 개인에 대해서도 $a$와 $b$ 사이의 선호 순서가 바뀌지 않고 $b$와 $c$ 사이의 선호 순서도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IIA에 의해 $a \succsim b$와 $b \succsim c$라는 결론 역시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모두가 $c \succ_i a$이므로 만장일치성에 의해 $c \succ a$여야 한다. 이것은 추이성을 위배한다.

위와 같은 논리로, $b$는 사회적 선호에서 상석 혹은 말석만을 차지할 수 있다.

단계 2. 핵심(pivotal) 인물 $n$의 존재

어떤 전략 $b$에 대해 모든 개인이 이 정책을 가장 싫어한다고 가정하자. 그런 정책이 실제로는 없을 수도 있지만, 없으면 가상으로 하나를 만들어서 집어넣자. IIA에 의해, 우리가 원래 보고자 했던, 즉 이 가상의 $b$를 제외한 나머지 정책들에 대한 사회 효용 함수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원래 얘기로 돌아오면, 만장일치성으로 인해 개인적 선호를 종합한 사회적 선호에서도 $b$가 가장 비호감 정책일 것이다. '1'이라는 개인의 선호를 고쳐서 $b$를 가장 선호받는 윗 자리로 보내자. 소위 '극단성'에 비추어보면, 사회적 선호에서 $b$는 여전히 가장 비호감이거나 혹은 가장 선호받는 자리로 옮겨가거나 둘 중의 하나이어야만 한다. 이제 '2'라는 개인의 선호를 마찬가지로 고쳐서 $b$를 가장 선호하게끔 한다. 그 다음엔 '3', 그 다음엔 '4', $\ldots$. 이 방식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모두가 $b$를 가장 선호하게 되고, 만장일치성에 따라 사회적으로도 $b$가 가장 선호받는 정책이 될 것이다. 즉 한 명씩 $b$의 위치를 바꾸어가다보면 누군가의 차례에선가 사회적 선호상 $b$의 위치가 끝에서 끝으로 점프해야만 한다. 그러한 변화를 만드는 사람을 $n$이라고 하자.

정리하면, 왼쪽의 상황 I에서는 $b$가 제일 비호감이어서 $\ldots \succsim b$이다가 $n$ 번째 개인이 마음을 바꾸어 상황 II로 넘어가는 순간 $b \succsim \ldots$로 바뀐다는 것이다.

개인상황 I에서의 개인별 선호상황 II에서의 개인별 선호
$1$ $b \succ_1 \ldots$ $b \succ_1 \ldots$
$2$ $b \succ_2 \ldots$ $b \succ_2 \ldots$
$\vdots$
$n-1$ $b \succ_{n-1} \ldots$ $b \succ_{n-1} \ldots$
$n$ $\ldots \succ_n b$ $b \succ_n \ldots$
$n+1$ $\ldots \succ_{n+1} b$ $\ldots \succ_{n+1} b$
$\vdots$
$N$ $\ldots \succ_N b$ $\ldots \succ_N b$

단계 3. $n$이 독재자

$b$가 아닌 정책들에 대해

$b$가 아닌 임의의 정책 $a$와 $c$에 대해 $a \succ_n c$이기만 하면 다른 사람들의 선호가 어떻든지 간에 $a \succsim c$임을 보이려 한다.

먼저 $a \succ_n c$이고 그 외에는 임의로 주어진 상황 IV를 생각하자. 이것을 고쳐서 다음과 같은 가상 상황 III를 만들 것이다.

상황 III(가상)과 IV(실제)를 비교해보면, 어느 개인에 대해서도 $a$와 $c$ 사이의 관계는 건드리지 않았다. 따라서 IIA에 의해 상황 III과 IV에서 $a$, $b$ 사이의 사회적 선호 관계는 동일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만들어놓은 상황 III에서, 모든 개인에 대해 $a$와 $b$ 사이의 관계는 표 좌측에 적었던 상황 I에서와 같다. 상황 I에서 $b$는 사회적으로 가장 비호감 정책이었고 따라서 $a \succsim b$이었으므로 상황 III에서도 $a \succsim b$이어야 한다.

또 한 가지. 우리가 만들어놓은 상황 III에서, 모든 개인에 대해 $b$와 $c$ 사이의 관계는 표 우측에 적었던 상황 II에서와 같다. 상황 II에서 $b$는 사회적으로 가장 선호되는 정책이었고 따라서 $b \succsim c$이었으므로 상황 III에서도 $b \succsim c$이어야 한다.

추이성에 따라 상황 III에서 $a \succsim c$이어야 하고, 따라서 원래의 상황 IV에서도 $a \succsim c$이어야 한다.

$b$에 관련된 경우

이제 $b$ 자체에 대해서도 같은 결론이 성립하는지 볼 차례이다. 즉 다른 사람들의 선호에 상관없이 어떤 정책 $a$를 두고 $b \succ_n a$이면 $b \succsim a$이고 $a \succ_n b$이면 $a \succsim b$라는 것이 사실일까? 먼저 우리는 $a$ 및 $b$와 다른 제3의 정책 $c$를 집어넣고 위에서 했던 얘기를 죽 반복할 수 있다. 즉 우리는 어떤 핵심인물 $n'$이 존재해서 $a$와 $b$ 사이의 사회적 선호가 이 인물의 개인적 선호와 일치함을 보일 수 있다.

이 때 과연 $n'$이 $n$가 같은 사람인지가 문제가 된다. 만일 $n' \neq n$이라고 해보자. 이 말은 원래의 $n$은 $a$와 $b$ 사이의 선호를 결정함에 있어 전혀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상황 I에서 II로 넘어갈 때에 $n$이 $b$에 대해 가진 개인적 선호가 $b$의 사회적 선호를 바꿈을 이미 보았다. 따라서 $n' \neq n$이라는 가정은 이 관찰과 모순되고, 우리는 $n' = n$이라고 결론내려야 한다.

즉 $b$의 유무에 상관없이 임의의 전략 한 쌍에 대해 $n$의 개인적 선호는 사회적 선호와 일치한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