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우드와 버나드가 제시한 다음 역설을 생각해보자. 사포처럼 거친 표면 위에 외력 $\vec{f}_e$를 가해 일정한 속도로 미끄러지게 하고 있다. 운동 마찰력 $\vec{f}_k$까지 고려하면, 속도가 일정하므로 물체에 가해진 알짜 힘은 $$\vec{f}_e + \vec{f}_k = 0$$ 이다. 외력과 운동 마찰력의 크기가 일정하다고 가정하고 위 식을 변위에 대해 적분하면 $$W - f_k d = 0$$ 이고, 여기에서 $W$는 운동 마찰력을 제외한 모든 힘이 한 일,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W = f_{e}d$이다. 통상적으로 그러하듯이 $-f_k d$를 '운동 마찰력이 한 일'이라고 해석하면 위 식의 좌변 전체는 물체가 받은 알짜 일이고, 일-운동 에너지 정리에 의하면 운동 에너지 변화량도 실제 0이므로 이야기가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사실 변위 $\vec{d}$만큼 운동이 이루어지고 나면 표면과 접촉한 물체 면의 온도는 살짝 올라간다. 만일 물체가 받은 알짜 일이 0이라면 이 내부 에너지 증가분은 어디에서 왔는가?
뉴튼의 운동 법칙을 질량 중심이 이동한 변위에 대해 적분하면 다음을 얻는다. \begin{eqnarray*} \sum_i \vec{F}_i &=& M \vec{a}_\text{CM}\\ \int \left(\sum_i \vec{F}_i\right)\cdot d\vec{r}_\text{CM} &=& M \int \frac{d\vec{v}_\text{CM}}{dt} \cdot d\vec{r}_\text{CM}\\ &=& \Delta \left( \frac{1}{2} M v_\text{CM}^2 \right). \end{eqnarray*} 위에 우리가 적었던 식은, 사실 이 질량중심에 대한 방정식에 해당한다.
점입자의 경우라면 이는 일-에너지 정리로 바로 연결된다. 그러나 마찰은 물체 표면의 미시적인 변형을 수반하고, 위 방정식은 그 부분을 다루지 못한다.
위 그림과 같은 예에서 경사면 위를 미끄러지는 물체를 계로 잡으면 질량 중심의 방정식은 $$\left( mg \sin\theta - \mu N \right)d = \Delta \left(\frac{1}{2}mv^2 \right)$$ 이지만, 에너지 관계를 밝혀 적으려면 아래처럼 적어야 한다: $$(mg \sin\theta) d - \mu N d_\text{eff} - |Q| = \Delta \left(\frac{1}{2}mv^2 \right) + \Delta E_\text{internal, block}.$$ 여기에서 $|Q|$는 물체로부터 경사면으로 전달되는 열의 양이고 $d_\text{eff}$는 마찰력이 작용한 변위인데 미지수로 남아있다. 따라서 마찰력이 한 일 $-\mu N d_\text{eff}$는 계산할 수 없다. 문제에서 '마찰력이 물체에 한 일'을 구하라고 하면 보통 $-\mu Nd$을 계산하라는 의미이지만, 이는 오개념이다. Serway & Jewett 일반물리학 교과서의 '에너지 보존'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각각의 접합점이 문드러지면서 여러 접합점의 위치마다 마찰력의 크기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표면과 책은 국소적으로 계속 변형되어 마찰력의 작용점의 변위가 책의 변위와 전혀 일치하지 않게 된다. 사실상 미시적인 마찰력의 작용점의 변위를 계산할 수 없고, 따라서 마찰력이 한 일도 계산할 수 없다.
위 두 방정식을 비교하면 $$\mu N\left(d - d_\text{eff}\right) = \Delta E_\text{internal, block} + |Q|$$ 이고, 우변이 양수이기 때문에 $d>d_\text{eff}$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우주 전체를 생각하면 에너지의 변화량은 0이 되고 따라서 $$0 = \Delta \left(\frac{1}{2}mv^2 \right) - (mg \sin\theta)d + \Delta E_\text{internal, block} + \Delta E_\text{internal, incline}$$ 이다. 이를 위의 에너지 관계식과 비교하면, \begin{eqnarray*} \Delta E_\text{internal, block} &=& \mu \left(d - d_\text{eff} \right) - |Q|\\ \Delta E_\text{internal, incline} &=& \mu N d_\text{eff} + |Q|\\ \hline \Delta E_\text{internal, universe} &=& \mu N d \end{eqnarray*} 로서, $\mu Nd$에 해당하는 양은 우주 전체의 내부 에너지 증가량임을 알게 된다.
마찰은 구체적인 물성에 상당 부분 좌우되지만, 대칭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모형에 무관한 일반적인 계산이 가능하다. 셔우드와 버나드가 제안한 대로 아래 그림처럼 동일한 두 개의 판이 일정한 속력으로 서로에 대해 미끄러지고 있다고 하자.
대칭성을 위해 중력을 무시할 수 있는 우주 공간에서 실험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대신 (열을 전도하지 않는 재질의) 롤러로 크기 $N$의 힘을 가해 각각의 판을 누르고 있다. 판의 변위는 판의 크기에 비해 매우 작아서 접촉 면적 등 마찰 상황이 시간에 대해 거의 일정하다고 본다 (양쪽 판이 큰 고리 모양의 일부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아래쪽 판과 함께 움직이는 관성계에서 볼 때, 위의 판이 거리 $d$만큼을 오른쪽으로 움직였다고 하자. 여기에 해당하는 일 $fd$가 계의 내부 에너지로 전환될 것이다. 대칭성에 의해 위쪽 판에서는 $\Delta E_\text{thermal, upper} = fd/2$만큼의 내부 에너지가 증가할 것이다.
이제 위의 판만을 계로 간주하자. 이 계에 작용하는 외력은 오른쪽으로 잡아당기는 힘 $(f,0)$과 마찰력 $(-f,0)$, 위에서 아래로 롤러가 누르는 힘 $(0,-N)$과 이를 상쇄하는 수직항력 $(0,N)$이다. 첫 번째 힘이 하는 일이 $fd$이므로 마찰력이 일하는 만큼의 변위를 $d_\text{eff}$라고 한다면 $$fd-fd_\text{eff} = \Delta E_\text{thermal, upper} = fd/2$$ 로서 $d_\text{eff} = d/2$라는 결론을 얻는다.
응착설을 따라 두 면의 돌출부가 접촉하여 결합하는 것이 마찰의 원인이라고 하자. 위쪽 판의 질량 중심이 아래쪽 판에 대해 거리 $d$를 움직였다고 할지라도,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두 판이 대략 대칭적이라는 가정 하에) 접촉점의 변위는 $d/2$에 불과하다.
혹은 아래 그림처럼 돌출부들이 직접 맞닿기보다 반대쪽 판의 면에 접촉한 경우라면, 마찰력은 둘로 분산되어 $f/2$만큼이 각 접촉점에서 작용할 것이다. 우리가 택한 관성계에서 아래쪽 판은 정지해 있고 위쪽 판만 거리 $d$를 이동하므로, 마찰력이 한 일은 여전히 $-fd/2$이다.